중요한 고비였지만 일단 슬기롭게 극복하지는 못했다.
선두를 재탈환하고 3위 포항을 멀찌감치 따돌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승점 3점이 필요했지만 FC서울은 1점을 얻는데 그쳤다.
FC서울이 선두 탈환의 기회를 일단 다음으로 미뤘다. FC서울은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부산과의 정규리그 26번째 경기에서 2대2로 비기며 15승 4무 7패 승점 49점으로 2위 자리를 유지했다. 이날 경기가 없었던 전북과는 승점 1점 차이를 유지했지만 승리를 거둔 포항에는 2점 차이로 쫓기게 됐다. 선두 탈환의 문제는 앞으로 남은 경기 결과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AFC 챔피언스리그 직행 티켓이 걸려있는 2위 자리 확보도 방심할 수 없는 처지가 된 것이 안타깝다.
따라서 잔여 경기 일정이 다소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 FC서울로서는 남은 두 경기를 무조건 이겨놓고 봐야 한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정규리그 최종 순위는 마지막 경기인 다음달 1일 결정 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비록 결과는 무승부로 그쳤지만 안데르손이 3경기 연속 골을 터트린 것에서 다소 위안을 찾을 수 있다. 이날 후반 7분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는 헤딩 골을 성공시킨 안데르손은 3경기 연속 머리로 골을 성공시키며 장신의 장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비록 팀이 승리를 거두지 못해 아쉬웠지만 매 경기 골을 성공시키며 팀의 위력적인 스트라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냈고 한국 무대에 완벽히 적응해가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경기는 무엇보다 FC서울의 보이지 않는 실수가 아쉬웠다. 수비수와 골키퍼와의 호흡이 맞지 않아 선제골을 내줬고 두 번째 골 역시 공중 볼에 대한 키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결국 페널티 킥을 내주고 말았다.
그러나 끌려가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투혼을 발휘하며 동점골을 성공시킨 점은 칭찬할 만하다. 1대2로 뒤진 후반 23분에는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김진규가 머리로 연결했고 이를 이상협이 그림 같은 헤딩슛을 날려 동점 골을 성공시켰다. 이후 FC서울은 역전을 펼치기 위해 공격적인 플레이를 계속했지만 추가 골 사냥에는 실패하며 승리를 거두지는 못했다.
데얀이 자국 몬테네그로 대표팀에 합류했다가 경기 하루 전인 16일 귀국했던 점과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고 있는 이종민의 공백이 뼈 아팠다.
무조건 승점 3점을 챙겨야 하는 경기에서 1점만을 따낸 FC서울이지만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는 만큼 남은 경기 승리에 총력을 펼쳐야 한다. 일단 25일 인천과의 원정경기가 남아있고 다음달 1일에는 전남과 홈경기를 펼친다. 두 팀 모두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기에 결코 만만히 볼 상대는 아니다. FC서울 선수들이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결과는 상당히 아쉬운 하루였지만 경기 내용은 재미있었던 만큼 팬들에게는 나름대로 볼거리를 제공한 경기였다.
스포츠뿐 아니라 인생의 모든 일에는 굴곡이 있는 법이다. 오늘 하루 좋았다고 또는 안 좋았다고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팀의 전력과 상관없이 다음 경기의 결과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 스포츠의 매력이기 때문이다.
지금 남은 가장 중요한 것은 단 하나. 팬 여러분의 변치 않는 성원일 것이다.
/축구화백 whabaek@gs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