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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축제'가 되어 가고 있는 FC서울컵 주니어 챔피언십

2008-08-20



평범한 사람이 옷을 바꿔 입는 순간 슈퍼 히어로가 되는 ‘슈퍼맨’이나 ‘스파이더맨’처럼 평범한 중학생을 유니폼 하나로 축구선수로 변신시키는 대회가 있다. 바로 FC서울컵 주니어 챔피언십이다. FC서울컵 주니어 챔피언십은 서울시 중학교를 대상으로 하는 FC서울 주최 순수 아마추어 중학생 축구대회다. 주니어 챔피언십은 축구선수가 아닌 평범한 일반 학생들이 자신의 학교를 대표해 출전하는 형태의 순수 아마추어 대회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올해로 세 번째 대회를 맞이하게 된 주니어 챔피언십은 해가 더해 갈수록 선수로 참가하는 학생들만의 축제에서 모두가 함께 즐기는 축제의 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모두의 축제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주니어 챔피언십에 그 ‘모두’가 바라보는 주니어 챔피언십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지금부터 함께 알아보자.



출전한 학생들이 바라본 주니어 챔피언십, “축구는 나의 친구!”
주니어 챔피언십에 참가하는 학생들 중에는 다양한 이력의 소유자들이 많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학생이 있다. 바로 과거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시트콤 ‘순풍산부인과’에서 아역배우로 활약한 이민호(16) 군이다. 이민호 군의 당시 역할은 ‘정배’. 미달이와 의찬이라는 캐릭터와 함께 이마를 치며 ‘오~맙소사!’를 외치며 귀여움을 독차지했던 주인공이다.

현재 덕산중 3학년에 재학중인 ‘정배’ 이민호군은 1회 대회부터 주니어 챔피언십에 참가해 왔으며 현재 덕산중의 주장이자 주니어 챔피언십 득점순위 1위를 달리며 외모 못지 않은 축구실력을 뽐내고 있다. 연예인이라는 신분으로 다른 일반학생들과 어울려 학교생활을 한다는 것이 현실상 쉬운 일이 아니었기에 그 동안 쉽게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했었다는 이민호 군은 “혼자만의 생활을 많이 했었는데 축구를 통해서 친구들을 많이 사귀게 되었고, 이제는 친구들이 연예인 친구가 아닌 평범한 친구로 대해줘서 너무 고맙다”며 “주니어 챔피언십을 통해 학교 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필요한 긍정적인 부분들을 많이 받고 있다”며 만족해 했다. 또한 올해는 반드시 결승전에 올라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뛰고 싶다는 포부도 함께 밝히기도 했다.



한편 ‘정배’ 이민호 군 못지 않게 특이한 선수가 또 한 명 있다. 바로 2년 전 일본에서 한국 선정중으로 유학을 온 일본인 학생 요시히로(15)와 다이찌(15) 군이다. 두 학생은 선정중 소속으로 주니어 챔피언십에서 뛰고 있는 최초의 외국인 선수들(?)이다. 주전 공격수로 뛰고 있는 요시히로 군은 "처음에는 한국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이 쉽지 않았는데 주니어 챔피언십을 같이 준비하면서 많이 친해졌다"며 무척 즐거웠다. 골키퍼로 활약하고 있는 다이찌 군은 "일본에도 이런 대회가 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야구가 축구보다 인기가 더 많기 때문에 축구대회가 열리면 학생들과 체육 선생님을 비롯한 몇 명만 관심을 가지는 것에 그치고 있어 전교생이 관심을 가지는 정도의 열기는 아니다. 반면, 한국은 다르다. 축구경기가 있는 날은 많은 친구들이 밖으로 나와 응원해주기 때문에 내가 마치 진짜 축구선수가 되어있는 착각에 빠진다"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교사들이 바라본 주니어 챔피언십, “나도 중학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주니어 챔피언십에 참가하는 지도교사들 중에는 본인이 좋아서 아이들을 이끌고 대회에 참가하는 경우도 있지만 학생들이 선생을 부추겨 참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장충중 조두호 선생이 그와 같은 경우다. 처음에 조두호 선생은 학생들의 부탁에 못 이겨 명예 감독만 하려고 했지만 현재는 본인이 더 재미를 느껴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운동장에서 감독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물론 경기 후에는 아이들에게 햄버거, 떡볶이를 사주는 등 큰 형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대회 공식 인터넷 카페에서는 ‘장충중 조딩크’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며 아이들에게 칭찬과 격려의 글을 자주 올리고 있다. “원래 방과 후 체육활동에서 야구를 담당했었는데 이번 대회를 계기로 학교에서 축구까지 맡으라고 해서 더 바빠졌다(웃음)”며 말문을 연 조두호 선생은 “내가 어렸을 땐 이런 대회가 없었는데 솔직히 요즘 아이들이 너무 부럽다. 비록 우리학교가 8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다음 대회 출전을 위해 지금부터 2학년 학생들을 중심으로 팀을 구성할 계획이다”라며 내년 대회 참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출전학교 학생들이 바라본 주니어 챔피언십, “친구들에게 힘찬 응원 보내요!”
지난 1, 2회 대회와 달리 2008 주니어챔피언십의 가장 큰 차이점은 참가한 모든 학교가 적어도 한번씩 홈 경기를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더욱 많은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함이었고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 왔다. 주로 프로 혹은 성인무대에서만 통하던 ‘홈 경기에서 승률이 높다’는 명제가 중학생 아마추어경기에서도 통하게 된 것. 그렇게 된 이유에는 각 학교마다 치열한 응원전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 중 이번 대회에 가장 많은 응원단을 보유하고 있는 최고의 ‘인기 팀’ 선정중에는 유독 눈에 띄는 두 명의 학생이 있다. 꺼지지 않는 열정으로 경기 내내 북을 치며 경기를 뛰고 있는 친구들을 응원하는 한정규 (14), 최지훈(14) 군이 그 주인공이다. 이 두 학생 모두 얼굴에 솜털이 가득한 중학교 1학년 학생이다. 보통 선배들 위주로 돌아가는 학교행사에 막내가 응원단장이 되어 북을 치고 있다. 응원을 하게 된 동기를 묻자 한정규 군은 "처음에는 재미로 북을 치기 시작했는데 선배들이 잘 따라줘서 응원을 계속 하게 되었다. 또 북을 이용한 응원이 효과적이었는지 운동장 분위기가 정말 열정적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그 결과 우리 학교 선수들이 힘을 얻어 계속 이기는 것을 보니 더욱 열심히 하게 되었다"며 흐뭇해 했다. 열심히 북을 두드린 덕에 선생님으로부터 봉사상점도 받았다고 밝힌 최지훈 군은 앞으로도 응원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선정중과는 달리 성격이 조금 다른 서포터즈를 보유한 학교가도 있다. 바로 용산구 보광동에 위치한 오산중학교의 ‘어머니 서포터즈’다. 오산중 어머니 서포터즈는 지난 홈 경기 때 김밥 100줄과 음료수를 준비했다. 홈 경기를 치르는 오산중 학생들뿐만 아니라 원정 경기를 온 타 학교 학생들이 행여 경기를 하다 지칠까봐 준비한 것이다. 오산중은 이번 대회에서 아쉽게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모든 학생들을 내 자식처럼 생각하는 어머니들의 따뜻한 마음은 충분히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부모들이 바라본 주니어 챔피언십, “아이와 더욱 가까워지는 기회 됐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학생들의 부모들은 주니어 챔패인섭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학생들의 부모 대부분은 처음에는 공부에 방해가 될 것 같아 반대했다고 한다. 성사중 박경준 학생의 어머니도 같은 경우다.

“경준이가 외고를 준비하는데 공부에 방해가 될 것 같아 처음에는 반대를 했다. 그러나 오히려 축구를 하기 위해 공부를 더 열심히 하는 것을 보고 나도 즐겁게 아들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나는 축구에 대해서 하나도 몰랐는데 아들 때문에 축구에 관심이 가게 되었고 대회 인터넷카페에서 아들이 뛰는 동영상을 보면 내 아이가 진짜 축구선수처럼 보였다.”

아들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빠짐없이 경기장을 찾는 덕산중 ‘정배’ 이민호 군의 아버지와 성남중 윤달원 군의 아버지도 주니어 챔피언십의 긍정적인 면을 많이 봤다고 밝혔다. 덕산중 이민호 군의 아버지는 “내가 오면 아이가 더 힘이 나서 잘하는 것 같다”며 “아무리 바쁘더라도 시간 내서 경기를 꼭 보러 온다. 아이가 대회에 참가하고 나서 더욱 밝아지고 부자간의 대화도 많이 하게 되었다”며 주니어 챔피언십을 개최하고 있는 FC서울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런 아버지들의 응원 때문인지 두 학생은 현재 득점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3년이라는 시간을 통해 FC서울컵 주니어 챔피언십은 참가 선수들만의 축제에서 벗어나 각 학교 선생, 서포터즈, 부모에 이르기까지 모두의 ‘축제’로 성장해 가고 있다. 주니어 챔피언십은 청소년들의 건전한 놀이 문화인 스포츠. 그것도 가장 재미있고 인기 있는 스포츠인 축구를 통해 단순히 학창시절에 청소년들에게 소중한 추억만을 선물하는 것이 아니다. 학생들에게는 일생에 한번뿐인 청소년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을 선물하고 선생들에게는 소중했던 옛 추억을 되살리며 학부모에게는 아이와 더욱 가까워 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있다. 이것은 개인 한 명이 아닌 ‘모두’의 선물인 것이다.

/류짱 ryu@gssports.co.kr

*8강전 진출교: 한성중-잠실중, 신서중-선정중, 신연중-재현중, 덕산중-여의도중
*경기일정
- 8강전: 9/1(월)~12(금) / 홈 앤드 어웨이
- 4강전: 10/4(토) 망원유수지 축구장/ 단판승부
- 결승전: 10/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 FC서울vs대전 오픈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