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증을 해소한 통쾌한 승리였다.

FC서울은 3월 26일(수) 오후 7시 30분 제주와의 K리그 클래식 4라운드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리그 첫 승을 기다렸던 FC서울은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했다.

빡빡한 일정을 소화 중인 FC서울은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올 시즌 FC서울로 이적한 이웅희가 처음으로 선발로 나와 김주영과 함께 센터백에 위치했다. 그리고 유망주 심상민이 차두리와 함께 측면 수비수에 위치하며 K리그 데뷔전을 가졌다. 미드필더에는 고명진, 강승조, 오스마르가 위치해 유기적인 플레이를 펼쳤고, 공격에는 박희성을 중심으로 에스쿠데로와 고요한이 위치해 제주를 압박했다. 그리고 골문은 언제나 든든한 김용대가 지켰다.

FC서울의 승리에 대한 의지는 전반 휘슬과 함께 느껴졌다. FC서울은 전반 시작과 함께 박희성이 슈팅을 날리며 공격 의지를 표출했다. 그러나 상승세의 제주도 만만치 않은 공격력을 보이며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펼쳤다. 그러던중 전반 23분 고요한에게 결정적인 기회가 찾아왔다. 페널티박스 중앙에서 에스쿠데로가 잡은 공을  고요한에게 내줬고, 고요한이 침착하게 골문 구석을 겨냥한 중거리슛을 날렸다. 아쉽게 골키퍼 손과 골대에 연달아 맞으며 골이 되지는 못했지만 최근 물오른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고요한의 진가가 발휘되는 순간이었다.

기세를 올린 FC서울은 기분 좋게 후반전을 맞이했다. 후반전의 포문 역시 FC서울이 열었다. 페널티박스 바깥으로 흘러나온 볼을 오스마르가 대포알 슈팅으로 연결했다.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지만 제주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기 충분했다. 제주도 날카로운 역습으로 FC서울을 압박했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김용대가 선방하며 팀의 사기를 높였다. 그리고 후반 23분 드디어 FC서울이 제주의 골문을 열었다. 에스쿠데로가 달려오는 윤일록을 향해 패스를 밀어줬고, 윤일록이 지체 없이 슈팅을 날렸다. 이는 제주 수비수의 태클에 굴절되어 쇄도하던 고요한의 머리에 정확히 맞으며 올 시즌 리그 첫 골이자 이날 경기의 선제골을 넣었다. 전반전에 골대를 맞추는 등 활발한 움직임으로 좋은 컨디션을 보인 고요한은 결국 득점에 성공했다.

FC서울의 공격은 멈출 줄 몰랐다. 그리고 두 번째 골이 터지기 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주인공은 바로 지난 경기에서 역대 최연소 100경기 출장 기록한 윤일록 이었다. 후반 28분 윤일록이 정면에서 날린 중거리슛은 아름다운 포물선을 그리며 골대 사각지대에 꽂혔다. 이 주의 베스트 골에 선정되어도 손색없는 골은 서울월드컵경기장의 모든 이들을 감탄시켰다. 추가골을 넣은 FC서울은 여유 있게 경기를 풀어나가며 2-0으로 경기를 마쳤다.

이로써 FC서울은 K리그에서 제주를 상대로 21경기째 무패행진을 이어가며 제주의 천적임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그리고 그토록 원하던 리그 첫 승을 거두며 반전의 계기를 잡았다. 이제 FC서울은 울산을 상대로 리그 2연승에 도전한다. 이날 경기의 좋은 흐름을 이어 FC서울이 상위권으로 도약하길 기대해본다.

취재/= FC서울 명예기자 이명수(leems77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