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이 우승을 향한 쓰디쓴 보약을 삼켰다.
3일 14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 삼성과의 스플릿 A그룹 4라운드가 펼쳐졌다. K리그 최고의 매치인 만큼 그 열기는 뜨거웠다. 40여대의 승리버스를 타고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찾은 FC서울의 수호신들은 경기 내내 화끈한 응원으로 경기장의 분위기를 이끌었다.
최근 연승행진을 이어가며 선두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던 FC서울이기에 선수들은 어느 때 보다 자신감에 차 있었고 경기 내내 좋은 플레이를 선보였으나 아쉽게 0-1로 패하며 연승행진을 마감했다.
FC서울은 에스쿠데로를 측면이 아닌 중앙에 배치하며 기존의 전술에서 다소 변화를 줬다. 하대성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최용수 감독의 고육지책 이였다. 변화는 초반 활기를 가져왔다. 빠른 발이 장기인 에스쿠데로는 자신의 장점을 백분 활용하며 수원의 수비를 괴롭혔다. 그러나 상대 선수와 볼 경합 중 허벅지 부상을 당해 전반 19분 만에 정조국과 교체되며 팬들의 마음은 안타깝게 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3분 뒤 최태욱 마저 상대 선수와 부딪혀 부상당해 김치우와 교체되는 위기를 맞았다.
위기 속에서도 FC서울의 경험 많은 선수들은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며 기회를 만들어 냈다. 전반 30분 데얀은 페널티 에어라인 중앙에서 찬스를 맞았고 슛을 시도했으나 아쉽게 공은 왼쪽 포스트를 빗겨갔다. 교체된 김치우도 전반 추가시간에 빠른 역습으로 얻은 기회를 중거리 슛을 날리며 수원 팬들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수원 역시 서정진과 스테보 라돈치치를 앞세워 FC서울의 골문을 위협하며 FC서울과 대등하게 경기를 치르며 전반을 마쳤다.
이어진 후반. 아쉽게 첫 득점을 기록한 팀은 수원이였다. 골라인을 벗어날 것만 같았던 오장은의 크로스가 바로 득점으로 연결 된 것.
아쉬운 실점이후 FC서울은 동점골을 넣기 위해 더욱 공격적으로 나섰다. 몰리나는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볼 배급 역할을 수행했다. 후반 59분 날카로운 크로스는 정조국의 발에 닿지 못하며 골라인으로 벗어났다. 발만 닿았다면 바로 골로 연결되는 찬스였기에 더욱 안타까운 장면 이였다. 두 콤비는 후반 67분에도 연이어 좋은 찬스를 만들어 냈고 정조국이 헤딩으로 연결했으나 상대의 선방에 막히며 득점으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이후 FC서울은 후반 79분 한태유를 빼고 박희도를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지난 수원 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박희도였기에 그 기대는 더 컸다. 그리고 박희도는 그 기대에 부응하듯 측면에서 좋은 돌파와 크로스로 FC서울의 분위기를 만들어내며 수원을 위협했다. 하지만 끝내 수원의 골문은 열리지 않았고 경기는 그렇게 0대1로 마무리 되었다.
분명 아쉬운 패배였다. 비록 승리라는 달콤한 열매를 얻지는 못했지만 선수들의 투혼과 열정은 칭찬받아 마땅했다. 무엇보다 수원월드컵 경기장 원정석을 가득 메어준 FC서울 팬들의 열정은 승패를 넘어 K리그의 자존심 그 자체였다.
이번 패배로 아쉽게 FC서울의 연승행진은 끝이 났다. 하지만 FC서울은 여전히 리그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오늘의 패배를 교훈삼아 7일에 있을 경남과의 스플릿 A그룹 5라운드 홈경기 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 수원 = 명예기자 전상준 (stjsjo5623@naver.com)